댓글 2   2019년 11월 15일


  ‘한화로 미래로’의 허연희 선생님께서 생생한 후기를 보내 주셨습니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후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 보시죠.

 

 

 

▶ ‘한화로미래로’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한화에서 지원해주는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어쩌면 조금은 교육에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초과학을 주제로 소프트웨어를 교육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는 레고위두를 가지고 수업을 했습니다. 저는 효창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 명의 아이들과 10차시로 수업을 하였고 한 번도 레고위두나 그 밖의 피지컬 교구를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정말 즐거워하였습니다.

 

 

▶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웠나요?

10차시로 준비된 교안은 소프트웨어 첫걸음부터 시작하여 힘, 속도, 지진과 건물, 홍수, 생물, 달기지 등 매 차시 기초과학을 주제로 생각해 볼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시작하여 레고위두로 주제에 맞는 로봇을 만들고 프로그램하여 미션을 해결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미니 경기를 하거나 동아 사이언스에서 준비해 주신 주제 활동과 연관된 과학 활동을 하기도 하였고 마지막에는 메이커 활동으로 볼링 게임, 농구 게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은 자유 활동으로 나만의 로봇 만들기를 하고 아이들이 만든 로봇이 누구에게 또 어떤 점에서 훌륭한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아이들과 봉사자 선생님들과 함께 투표를 해서 다 같이 멋진 작품에 박수 쳐 주었습니다.

 

 

▶ 모든 수업을 마치고 가장 베스트한 가장 워스트한 수업이 있었다면?

가장 베스트한 수업은 3차시 속도와 마지막 차시 발표 수업입니다.
먼저 속도 수업 때는 모터와 동작센서를 사용해서 각자 자기가 디자인한 자동차로 경주를 했습니다. 마지막에 아이들과 다르게 가속기어로 만든 제 자동차를 슬그머니 출발선에 놓아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쌩하니 달려가는 선생님의 자동차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속기어와 감속기어에 대한 설명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캠(회전운동·왕복운동을 하는 특수한 윤곽이나 홈이 있는 판상장치(), 링크(두 개의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일. 또는 그런 방법), 크랭크(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꾸거나 그 반대의 일을 하는 기계 장치)들의 원리도 오토마타(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를 뜻하는 ‘오토머튼(automaton)’의 복수형으로 기계장치를 통해 움직이는 인형이나 조형물을 말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과학의 원리와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새로운 장르로도 일컬어지고 있다.) 영상이나 그림을 통해 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차시 수업 때는 아이들과 의논하여 자유롭게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어 보기로 했었는데… 사진촬영을 오셔서 좀 부담을 가지고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팀씩 앞에 나와서 자기가 만든 것들을 발표하고 시연하는데 모든 팀들이 나름대로 스토리를 가지고 재미있고 창의적인 로봇들을 만들었습니다. 하늘에서뿐만 아니라 바다와 육지에서도 자유로운 최첨단 친환경 헬리콥터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또 쓰레기가 자동으로 분리되는 쓰레기차, 만들다가 계속 망가져서 이름이 세 개나 있는 다용도 로봇 등 아이들다운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에 감동한 수업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수업은 4차시 지진과 건물이었습니다. 사실 4시간으로 구성된 레고위두 캠프수업에서 지진을 주제로 수업을 많이 해봐서 어느 차시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던 것이 문제였나 봅니다. 지진 강도 7을 견디는 가장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보라는 미션에서 도저히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손을 놔 버리는 여자친구팀과 너무 신나서 높이 높이 기록을 갱신하는 팀 사이에서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갈지 조금 난감했습니다.

효창복지관에서 수업을 하면서 또 즐거웠던 것은 일주일을 기다리게 하는 아이들과 복지사님 덕분이었습니다. 공부하기 싫어해서 집에 가버렸다가도 한화로미래로 수업을 듣고 싶어서 슬그머니 다시 들어오던 C는 느리고 말도 별로 없지만 잊을 수 없는 친구입니다. 한번 쓱 보고 나면 똑같이 만들어내는 천재 같은 D의 기발한 작품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편안하게 말 걸어주고 남아서 부품 정리도 도와주던 맏언니 F까지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끝날 때마다 정성껏 간식을 담아 싸주시던 복지사님께서는 마지막 날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강사님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요.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눈에 힘을 꽉 주고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 많이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주세요!

북한산초등학교 햄스터로봇 수업이 지난주부터 시작되어서 반가운 친구들을 일 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교안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또 그동안 꼭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PBL수업을 ‘맘잡고’에서 열어주셔서 안랩아카데미 9기 학생으로도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VR(AR) 크리에이터 아카데미라는 제목으로 경일중학교와 가평 설악중에서 코스페이시스로 VR컨텐츠를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고, 이제 마지막 수업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전공자도 아니고 전업주부로 살아왔던 시간이 길었던 저에게 소프트웨어강사라는 길을 가게 만들어 준 건 항상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게 기회를 열어주셨던 많은 분들과, 배운 것들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도록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던 많은 분들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3년이 되어가는 시간 동안 만나 온 인연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고 소중합니다. 그래서 주시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 일이 너무 많아져 버렸습니다.

겨울에는 지금 하고 있는 동아리에 손을 보태고 싶습니다. 주어진 일이 아니라 제가 스스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며 채워나가는 시간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1. 김현정 2019년 11월 19일 21:31

    연희샘!
    항상 열심히 즐겁게 일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요 ~
    역시나 열정이 느껴집니다 ^^

    • 허연희 2019년 11월 20일 00:19

      쌤~ 감사해요!! 사실 저는 다른 강사님들에 비해 너무 좋은 환경에서 수업을 하게 된 행운을 누리게 된 거라… 인터뷰 기사를 써 달라는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

답글 남기기